에베소서 6장에서는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언급하고 있다. 진리의 허리 띠, 의의 호심경, 평안의 신,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총 6가지를 나열하고 있는데 이는 각각의 의미가 있다. 그 중에서도 '의의 호심경을 붙이라'에 대한 설교가 인상 깊었다. 호심경은 심장 보호를 위해 붙이는 작은 납조각이다. 오늘날로 치면 방탄조끼 같은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생명과 직결된 부위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래서 의의 호심경을 붙이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사람이 심장에 총을 맞으면 죽게 되는 것처럼 기독교인이 의를 보존하지 못하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의 생명을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오늘 다시 읽어본 에베소서 6장에서 나는 조금 다른 것을 느꼈다. 어제 읽었던 예레미야 3장과 몇 주 전에 읽었던 빌립보서 4장 말씀의 영향인진 몰라도, 전신갑주의 논리적인 짜임새보다는 전신갑주를 예비해둔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불가피한 고통과 슬픔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너무 많은 상처는 받지 않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빌립보서 4장에는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는 구절이 나온다. 마음과 생각을 지킨다는 말이 뜻밖이었던 것 같다. 삶의 다방면의 고민들이 개인적인 발전을 위한 것에 치우쳐져 있었는데 하나님이 나를 위하시는 방법은 내게 어떤 좋은 조건이나 환경들을 주는 것이 중점이 아니라 내 마음과 생각을 지키는 것이 중점이라는게 부끄럽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
요즘들어서 내가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 시기에는 많은 것들이 두려운게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두려움이 더 중요한 일들을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정적인 것에 집중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싹트고 무력해지기 마련이다. 내가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은 진부하게 느껴질수도 있을만큼 계속해서 성경이 내게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어떤 선택을 하든, 선택의 이후에는 모든 길에서 감당해야하는 고유의 어려움들이 있을 것이다. 그 안에서 지나온 평화를 바라보며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와중에도 내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찬양 : 주 사랑이 나를 숨쉬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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