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정의하는데는 수 많은 문장들이 있다. 여태 들었던 말들 중, 차기철 인바디 대표이사 분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는 삶이란 '자신만의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들은 바에 의하면 그는 주체적인 삶을 주장하는 사람인 것 같다. 주체성을 중요한 가치 중 하나로 삼는 나에게, 그의 말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나만의 가설이란 결국 가치관인 것 같다. 사람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느냐, 세상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의 문제이다. 이러한 가치관은 부모님의 교육, 어릴 때의 경험,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 읽었던 책들과 미디어 등을 여러가지를 통해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고, 모든 개인은 자신만의 고유한 시각을 필연적으로 갖기 마련이다.
한편, 개개인이 모두 자신만의 고유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은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가치관을 지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삶을 걸고 검증하던 것들이 외부와 충돌 했을 때 오는 분노 내지는 고통이 있을 것이고 나의 어리석음과 미숙함이 가설의 일부에 녹아있음을 인정해야 하는데서 오는 무력감과 부끄러움을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인 Rudyard Kipling이 어른이 되는 과정에 대한 시, If에 신뢰와 의심에 대한 구절을 넣은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였을 것 같다. 그는 '모든 사람이 너를 의심할 때, 네 자신만은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다면 그리고 동시에 사람들의 의심도 겸허하게 품어낼 수 있다면(If you can trust yourself when all men doubt you, But make allowance for their doubting too;)' 이라고 얘기한다.
사람들 속에 사는 한 가치관의 갈등은 피하기 어렵다. 갈등이 주는 불편함으로부터 마음을 다스리고 나만의 가설을 검증하는, 내 삶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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