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에 바이올린을 빌렸고 오늘 첫 레슨을 받기로 했다.
경제학에 관해서 잘 해야한다는 부담감은 늘 존재한다. 나는 옳고 그름과 친절 사이에서 옳고 그름에 치중되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곧잘 흥미와 부담감이 이루는 균형에서 부담감 쪽으로 쉽게 빠지곤 했다. 그렇게 평정심이 한번 흔들리면 문제는 경제학을 즐기지도 잘하지도 못하는 불안정하고 우울한 상태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문득 인생 전체를 살듯이 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는 희노애락이 있고 이성과 감성이 있듯이, 오늘 하루에 내가 잘해야 하는 어떤 것(경제학)을 위한 시간이 있다면 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위한 시간의 필요성이 느껴졌다. 지금 내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함양한게 음악이라고 판단됐다.
비올라를 배운 친구가 처음 비올라를 배울 때, 자세를 잡는 데만 한달이 걸렸다고 한 게 결정적이었다.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와 예술이 주는 안정감에 대한 기대가 나를 설레게 했다. 바이올린을 배우는 데에 있어서는 조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 순간 배움도 그림도 글도 보여주기 위한 부분이 됐음을 부정할 수 없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게 일정 부분 발전의 동기가 되긴 하지만,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되지 못함을 기억하고 싶다.
봄이 오는 것을 알리듯 거리를 나서면 봄 공기의 특유의 따뜻한 냄새가 난다. 봄의 향기를 맡고 싶어서 거리를 걷게 된다. 그렇게 삶을 누리며 걸어갔으면 좋겠다. 작은 순간 하나 하나에 즐거워하는 방법을 다시 찾고 싶다. 음악이 내 삶에 그런 중심이 되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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