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기준들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한다. 옳은 선택에 대한 기준, 좋은 세상에 대한 기준, 행복한 삶에 대한 기준들을 지키고 싶다. 다음 날 일과를 적으면서 한 두줄, 내일도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을 적어놓는데 요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게 삶에 대한 집중이다.
엊그저께 수학 튜터로 뽑혔다. 영어 면접을 이전에도 몇 번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형편 없는 나의 영어실력 때문에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웠다. 극복할 때까지 부딪히지 않으면 늘 영어에 대한 걱정이 내 발목을 잡을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런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한 것도 튜터를 지원한 이유 중 하나였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히 어느 정도 도전에 대한 보상을 받은 느낌이다.
한편, 이번 학기 최고 빌런은 미시계량이다(일단은). 우선 github라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플랫폼?을 사용하게 되는 것 부터가 난관이었고, 거기다 travis 어쩌고를 하라고 하셔서 일단 연동 시켜놨는데 여전히 이게 뭔지 잘 모른다. 평가는 개인이 선정한 논문을 반복연구한 것에 대해서 이루어진다. 앞으로 딱 20일이 남았는데, 솔직히 불안하다. 표 하나를 얻는데도 3,4일이 걸리니, 본문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걱정이다. 좋은 점수를 못 받을까봐, 최악의 점수를 받을까봐 걱정이긴 하다.
철회를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철회하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 완벽한 조건을 만드는 것보다 굳건한 주관과 삶에 대한 기준을 따라 사는게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들기 때문이다. 아마 좋지 않은 점수를 받고, 박사과정에 도전하게 된다면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삶의 기준이 사회의 기준 너머에 있으면 좋겠다. 어떤 선택을 하든 두려움에 매몰된 선택이 아닌,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기준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이 과정도 새로운 도전인 것 같다. 이전과는 다른 선택이다. 이렇게도 살아보고, 저렇게도 살아봐야 뭐가 나에게 맞는 삶인지 더 정확히 알 수 있겠지. 박사과정 갈지 안 갈지도 모르는데 일어나지 않은 일들 때문에 미리 겁먹지 말자. 오늘에 집중하자.
'삶의 궤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 (0) | 2020.08.31 |
---|---|
[詩] 청춘의 기습, 이병률 (0) | 2020.07.25 |
종교의 허무맹랑함 (0) | 2020.05.03 |
[묵상]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0) | 2020.04.17 |
[책] 스무 살, 김연수 (0) | 2020.04.16 |